지구와 태양계가 속해 있는 우리은하 전체는 어떤 모습일까. 국내 연구진이 우리은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 제작에 도전한다. 오는 21일 오후 4시 10분(한국시간)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러시아 발사체 드네프르에 실려 우주로 올라가는 과학기술위성 3호에 탑재되는 '다목적 적외선 영상 시스템'의 주요 임무다.
우리 기술로 처음 만든 이 영상 시스템의 핵심은 구경 80mm의 우주망원경. 미국을 비롯한 우주기술 선진국들이 보유한 구경 수m짜리 우주망원경에 비하면 아주 작지만, 지금까지 대형 망원경들이 확보하지 못했던 새로운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큰 망원경은 보통 먼 우주의 좁은 영역을 자세히 보는 데 적합하다. 나무는 보지만 숲은 못 본다는 얘기다. 이번 우주망원경을 만든 한국천문연구원 핵심기술개발본부 한원용 책임연구원은 "넓은 우리은하 곳곳을 관측한 데이터를 한데 모아 전체 우리은하의 모습이 담긴 지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망원경은 우주 공간에서 근적외선을 찾는다. 근적외선은 적외선 중에서도 파장이 가시광선에 가까운 영역을 말한다. 우주 공간을 이루는 물질의 약 99%는 수소인데, 그 가운데 일부는 아주 뜨거운 가스 상태로 존재한다. 이 상태에서 수소 원자가 내는 빛이 바로 근적외선이다. 이 빛을 포착하는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수소가 고온의 가스 상태인 곳이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 근원지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우주망원경으로 근적외선을 관측하면 이 추측이 정말 맞는지 검증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200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우주배경복사를 관측으로 실제 확인하는 것도 우리 망원경의 또 다른 임무다. 우주 공간의 배경을 이루며 모든 방향에서 같은 강도로 존재하는 전파를 우주배경복사라고 부른다. 한 연구원은 "우주기술 선진국들에게 없는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우리 망원경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과학기술위성 3호에는 적외선 영상 시스템과 함께 소형 영상 분광 카메라도 실린다. 공주대가 개발한 이 카메라는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에서 여러 갈래로 분산되는 빛을 관측한다. 이렇게 확보된 영상은 지구 환경 감시나 작황 진단 등에 쓰일 전망이다.
2006년부터 약 278억원을 들여 개발된 과학기술위성 3호는 600km 고도로 올라가 2년 동안 96.7분마다 지구 한 바퀴씩을 돌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무게 170kg으로 크기가 비교적 작은 소형위성이다. 때문에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샛(DubaiSat)-2, 미국의 스카이샛(SKYSAT)-1 등 다른 22개 위성과 함께 드네프르에 실려 발사된다. 이 가운데엔 경희대 학생들이 만든 연구용 큐브샛(손바닥만한 초소형 인공위성) 2기도 포함돼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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