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소장파 의원들이 최경환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지도부의 국회 선진화법개정 및 헌법소원 추진에 맞서 15일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당초 선진화법을 주도한 황우여 대표를 향해 최 원내대표가 반기를 들면서 지도부가 균열된 데 이어 계파를 초월한 소장파 의원들까지 분란에 가세하면서 새누리당 내홍이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해 5월 선진화법 성안을 주도했던 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 15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헌법소원이나 개정안은 실효성도 없을뿐더러 선진화법의 본질을 잘못 진단한 처방"이라고 밝혔다. 위헌성 여부를 검토하는 태스크포스팀까지 꾸려 선진화법 무력화에 나선 원내 지도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특히 원내지도부를 향해 "국회 정상화를 위해 충분히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국민의 질타에 귀 기울이고 협상력을 최대한 발휘해 민주주의 구현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별다른 전략 없이 대야 공세에만 열을 올리는 강경 원내지도부에 대한 쓴 소리였다.
성명에 참여한 소장파는 남 의원을 비롯한 비주류가 대부분이다. 특히 이들은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어 이번 성명을 계기로 개혁 성향 목소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경실모 소속 한 의원은 "경실모가 이제 경제민주화뿐 아니라 정치 현안에도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상일 김상민 이운룡 이재영 의원 등 친박그룹으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가세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대표적인 친이그룹인 정병국 의원까지 참여해 사실상 계파를 초월한 의원들이 원내지도부에 맞서는 모양새가 됐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원내지도부의 무리한 드라이브에 반기를 드는 세력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성명에 참여한 김세연 황영철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자유발언을 통해 당내 여론 환기에 나서려고 했지만 사회자인 김한표 의원이 "본회의 일정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제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소장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원내지도부는 강경한 입장이다. 특히 최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지금 여당은 총알 없는 총을 들고 전투를 하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당내에서 이런 저런 생각 있을 수 있겠지만 야당이 막무가내 정쟁의 도구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상황"이라며 개정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소장파가 황우여 대표와 교감 속에 반기를 들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의총에서 "어려운 때일수록 모든 의원들이 한마음으로 협상 최전선인 수석부대표, 총사령관인 원내대표와 뜻을 같이 해야 한다"며 갈등구도에서 한발을 뺐다. 여기에 당내 비주류 중진인 이재오 이인제 의원과 비주류 소장파인 조해진 의원 등이 선진화법 입법 문제를 지적하며 사실상 원내지도부에 힘을 싣고 있어 소장파의 반발이 확산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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