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도박은 사이 좋은 단어가 아니다. 형법 246조는 도박을 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인생이 도박이기 때문에 도박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변호사가 있다. 의 저자인 김태수(46) 변호사를 지난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도박에 대한 책을 쓴 이유는.
"도박은 안 좋은 것이라고 하지 말라고 하는데 도박에 빠진 사람한테는 의미 없는 말이다. 강원랜드나 경마장 다니는 사람들이 그 말을 듣겠나. 역설적으로 도박을 제대로 아는 것이 도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도박이 무엇인가.
"게임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바둑처럼 수련을 하면 실력이 나아지는 것이 있다. 포커와 고스톱은 다르다. 세계포커대회에서 아마추어가 우승하는 경우가 반이 넘는다. 운의 승부이기 때문이다. 카지노는 또 다르다. 친구끼리 하는 포커는 누군가 잃으면 누군가 따는 제로섬 게임이지만 카지노에서는 결국 카지노가 돈을 번다."
-그러면 카지노는 안 가나.
"가긴 해도 돈을 따러 가는 건 아니다. 경마장은 내가 응원하는 말이 달리는 것을 구경하러 가는 것이다. 돈을 걸면 날릴 확률이 100%라고 보기 때문에 큰 돈을 걸지 않는다. 카지노도 놀러 가는 것이다. 입장권 사서 뮤지컬 보는 것처럼 쓴 돈만큼 즐기는 거다."
그는 "어렸을 때 도박을 재미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미국에서는 대통령도 취미로 포커를 친다"고도 했다.
-도박을 통해 배운 게 있다면
"도박은 승부의 감각을 길러준다. 승부의 관건은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베팅 하는 것이다. 가장 뛰어난 승부사는 이길 수 있을 때 승부하는 사람이다. 카지노에서처럼 불리한 확률을 뒤집을 수 있는 묘수는 없다. 사실 사는 것 자체가 도박이고 베팅 없이 살 수 없다. 사업도 그렇듯이 포커에서도 딴 돈을 지키려고 하면 결국 잃게 돼 있다. 우리 사회는 리스크를 너무 두려워한다. 개인이든 사회든 위험을 피하고 안전한 길만 찾는다. 하지만 리스크는 피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니다. 역설적으로 리스크를 받아들일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법은 '일시 오락'의 범위 안에서 도박을 허용한다. 지인들과 그 '범위 안에서' 포커를 즐긴다는 그는 "도박에 대한 책까지 쓰고 잃으면 안 되니까 요새는 점점 안 하게 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류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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