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흐 바웬사(70) 전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외신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세계는 실용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주의 체제를 실용적인 것으로 개혁할 수 있을 것인지, 그와 함께 민주주의도 어떻게 하면 오늘날에 맞도록 효율적으로 개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과 관련해 "우리는 미래의 세상이 단지 자유에만 바탕을 둘 것인지 아니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함께 나눠 가질 가치에 바탕을 둘 것인지에 대해 먼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먼저 문제에 대한 필요한 개혁을 제공한다면 혁명이나 봉기나 전쟁도 회피할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바웬서 전 대통령의 삶을 다룬 '바웬사: 희망의 남자'가 2013년도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에 오른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기자들은 LA의 외신기자협회(HFPA) 사무실에서, 바웬사 전 대통령은 바르샤바 악손 스튜디오 사무실에서 화상을 통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바웬사'는 폴란드 그단스키의 조선소 전기공이 노조 지도자가 돼 반체제 활동을 이끌며 결국 구 소련 철의 장막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여정을 뉴스필름을 섞어 기록했다.
다음은 바웬사 전 대통령과 외신기자들간의 주요 문답.
-과거를 돌아다보는 소감은
"개인적으로는 원한 모든 것을 이루었기 때문에 지극히 만족한다. 다만 유감인 것은 그 때 경제개발을 생각 못했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미국보다 더 경제적으로 앞서 갈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했어야 하는데 미처 못했다."
-현 폴란드 노동자 계급의 처지에 만족하는가
"폴란드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노동자들의 상태에 대해 만족 못한다. 지금도 세계 도처에선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 일고 있지만 그것은 자유 시장경제에 대한 저항이지 자본주의의 원칙에 대한 의문은 아니다. 나는 이런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성결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난 소수층과 다양성을 이해하지만 결혼은 처음부터 남자와 여자의 결합이었다. 이것은 꼭 지켜져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폴란드 출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자유화에 어떤 기여를 했나
"교황으로 선출된 지 1년 후에 폴란드를 방문, 국민을 하나라고 단결시켰다. 공산주의를 무너뜨린 공로의 50%는 교황에게, 30%는 내게 그리고 나머지 20%는 그것에 기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있다."
-영화제작에 개입했나
"안제이 바이다 감독을 만나는 것조차 거절했다. (영화를) 네 번 보고 나서야 비로소 바이다의 의도를 파악하고 즐길 수 있었다. 아름다운 영화다."
LA=박흥진 LA 한국일보 미주본사 편집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