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소설이 한국에서 더 잘 이해되고 공감을 얻는 것은 한국인들의 마인드가 프랑스인들보다 더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국인들이 더 사랑하는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출간 20주년을 맞아 한국에 왔다. 최근 2권까지 국내에 번역 소개된 신작 소설 (열린책들 발행)의 홍보와 그의 전집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iOS 버전으로 출시된 것까지 겸사겸사 기념하기 방한이다. 횟수로는 이번이 여섯 번째.
베르베르는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내게 제2의 조국"이라며 한국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의 첫 작품 부터가 한국에서 이례적 인기를 얻은 후 역으로 프랑스에서 다시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변을 낳은 책. "독자 수는 한국과 프랑스가 비슷한 것 같지만, 결정적으로 미디어의 주목도가 다른 것 같습니다. 신작 도 프랑스에선 출간 3주 후에야 첫 기사가 나왔지만 한국에서는 주류 언론들이 잘 홍보를 해준 덕분에 한국 팬층이 훨씬 더 넓지 않나 생각해요."
인류의 미래를 위해 신장 17㎝의 초소형 인간을 만들어내는 과학자들의 모험을 그린 에도 현대 자동차가 계속 등장하고, 한국이 로봇공학에서 가장 앞선 나라로 그려진다. 베르베르는 작품 속에 나오는 스마트폰을 '갤럭시'로 번역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출판사 측에 하기도 했다고.
그는 "지구상의 모든 생물종은 크기가 작아지고, 보다 여성화되며, 커뮤니티 내의 연대감이 더 강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고 설명하면서 "한국이 여성 대통령을 배출한 것은 국가의 수장 자리에 여성을 앉혀도 된다는, 한 국가가 현대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르베르는 "예전에는 우리가 진화를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우리가 진화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므로 삶의 모험에서 지성의 모험을 거쳐 이제 우리는 양심의 모험에 봉착해 있다는 것.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세계를 만들 것인지 양심에 바탕해 그려봐야 할 때입니다. 양심이야말로 다른 동물들과 차별화된 인간이라는 동물의 특징이니까요."
베르베르는 16일 오후 3시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리는 팬 사인회에 이어 17일 오후 2시에는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인간을 보는 다른 시선'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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