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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은 피의 문제" 생활 속 대체의학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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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은 피의 문제" 생활 속 대체의학 처방전

입력
2013.11.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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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의료계에서는 의학과 건강법에 대해 이야기할 때 흔히 과학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든지, 객관적인 재현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의학과 과학은 동의어가 아니다. 의학은 과학이면서도 철학, 심리학, 사회학, 종교, 나아가서는 인간 삶의 모든 것이 다 어우러져 있는 종합예술이다. 그래서 의학을 과학의 한계 속에 가두어 버리면 많은 것을 놓치고 만다."

외과의사이면서 생식 위주의 식사법 등으로 여러 질병을 고칠 수 있다고 보는 대체의학자인 저자는 책에서 "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이 여기저기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이렇게 말한다.

수술과 약 처방을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주류의학의 대안ㆍ보완으로 제시되는 대체의학을 소개한 책이 적지 않다. 이 책에 눈길이 가는 것은 저자가 TV 출연 등으로 제법 알려진 인물이어서가 아니다. 오랜 '양의(洋醫)' 경험으로 주류의학계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좀 더 다른 시각으로 의학을 바라볼 것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책에서 펼쳐 놓은 이야기들이 새롭지 않다는 점도 역설적으로 신뢰를 가게 만든다. 이미 미국, 일본에서 잘 알려진 대체의학 치료법들의 종합판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고혈압, 당뇨, 통증, 자가면역질환, 암과 같은 만성 질환은 모두 피의 문제라고 본다. 고지혈증, 동맥경화증이란 오염된 혼탁한 피가 좁아진 혈관을 효율적으로 흐르도록 하기 위해 노폐물은 혈관 벽에 달라붙게 하고 비교적 맑은 피는 혈관 중앙 통로로 흘러가도록 생체 스스로가 자구책을 쓰고 있는 것이다. 탄력성이 떨어지고 좁아진 혈관을 통해서 탁한 피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신에 골고루 보내려면 심장과 혈관이 불가피하게 압력을 높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고혈압이다. 그러니까 혈압이 올라간 것이 잘못이 아니고 혈관 통로가 좁아지고 피가 탁해진 것이 잘못이다.

그의 처방은 2~4주간 약을 계속 복용하면서 생곡식 가루, 생채소, 해초류, 과일, 견과류만을 먹는 섭생법과 자연요법을 실천하고, 그 후 점차로 약을 끊고 약 1주간이나 10일 정도 생야채즙이나 야채 과일 발효액, 더운 물, 약간의 염분만을 취하는 절식을 하는 것이다. 그 후로는 약이 필요 없고 아침 식사로 생야채즙이나 야채 과일 발효액, 생강차 한 잔 정도, 그리고 점심 저녁은 현미밥과 생채소를 주식으로 하며 낮에는 적당한 운동, 밤에는 충분한 휴식, 반신욕이나 냉온욕 생활 습관 계속하기를 권한다.

저자는 이 방법으로 많은 사람을 치료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대로 믿을 필요는 물론 없다. 책에서 권하는 방법은 어렵지도, 큰 돈이 들지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는 것이다. 욕은 체험한 뒤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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