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김동욱(32·194㎝)은 만능 포워드다.
정확한 중거리 슛과 포스트업 능력을 두루 갖춘데다 경기 운영을 할 줄 안다. 2011년 12월 삼성에서 김승현과의 맞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펄펄 날았다. 그 결과물로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때 보수 총액 4억5,000만원의 잭팟을 터트렸다.
그러나 김동욱은 FA 계약 이후 하향세를 탔다. 지난 시즌 잔부상에 시달리며 34경기에서 평균 9.7점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팀의 주장까지 맡아 의욕을 보였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소문까지 나돌았다. 포지션이 겹치는 최진수와 김동욱 두 명 중 한 명을 트레이드 한다는 루머와 포인트가드 전태풍, 김동욱 사이의 불화설 등이 제기됐다.
김동욱은 "머리가 복잡해서 농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며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최근 왼 엄지발가락 부상까지 겹쳤지만 팀 사정도 어려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개막 전 4강 전력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오리온스는 하위권을 맴돌았다.
김동욱은 지난 14일 KT전에 진통제를 맞고 출전을 강행해 35분12초를 뛰며 9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렸다. 기록은 평범했지만 김동욱의 활약은 수비에서 빛났다. 상대 에이스 조성민을 12점으로 꽁꽁 묶었다. KT는 주포가 막히자 공격 활로를 찾지 못하고 54점을 넣는데 그쳤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김)동욱이가 1대1 상황에서 뚫려 내준 점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잘 막았다"고 칭찬했다. 김동욱이 수비로 돌파구를 찾자 오리온스는 시즌 첫 연승을 달리며 7위(5승8패)에 자리했다.
김동욱은 "앞으로도 수비부터 하면서 기회가 생기면 공격도 함께하는 쪽으로 컨디션을 끌어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현재 몸 상태에 대해 "못 뛸 정도의 통증은 아니기 때문에 진통제 처방을 받고 뛴다"며 "팀이 초반에 부진하지만 이달 중 5할 승률을 맞추고 3라운드부터 라운드당 5승 이상씩을 거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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