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를 가진 포항 영일만항 컨테이너 터미널이 개항 4년만에 물동량 부족 등으로 기로에 섰다. 물동량이 기대만큼 늘지 않으면서 해마다 1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 이자 부담 등으로 자칫 내년부터 자본잠식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포항시와 영일만신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남은 자본금은 185억원으로 개항 당시 납입자본금 780억원의 4분의 1도 남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도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차입금 이자부담으로 이대로 가면 내년쯤이면 자본잠식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
이는 근본적으로 항로 부족으로 화주들이 이용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2009년 개항 후 2년만에 13만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급증했으나 지난해는 14만7,000TEU로 별로 늘지 않았고 올해 10월말까지 11만8,000TEU로 목표치 18만5,000TEU는 물론 지난해 수준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일만신항관계자는 "자본이 줄고 있는 것은 항만건설과 초기 운영비로 차입한 2,000여억원에 대한 이자가 연간 100억원에 육박하는데다 물동량 부족으로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일만신항의 컨테이너 처리 능력은 연간 50만TEU. 가동률이 30%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물동량의 60%는 포스코의 철강제품, 40%를 차지하는 자동차 녹다운 수출물량이 줄기 때문이다. 일본과 국내 일부 자동차메이커들이 완성차를 포항에서 분해, 러시아로 수출한 뒤 재조립하는 물량이 많은데, 철강경기 침체와 러시아 수출물량이 줄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지역 화주들이 기존 거래선 변경이 쉽지 않은데다, 화주들이 원하는 시기와 지역으로 갈 수 있는 선편 부족을 이유로 포항신항을 기피하는 것이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대구ㆍ경북지역 해운 물동량의 90% 이상은 부산항으로 향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 대해 포항시와 항만측은 "내년에 KTX 포항노선, 2018년에 영일만항 컨테이너부두까지 철로가 연결되고, 중국 동북3성 물동량이 나진항을 이용하게 된다면 영일만항이 남중국과 동남아, 일본 서쪽 지방으로 가는 환적항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며 "4, 5년 뒤에는 항만운영이 정상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용섭 포항시 해양팀장은 "지금은 어렵지만 2018년쯤부터 경상이익이 날 것"이라며 "2020년까지 20선석 규모의 복합항 공사가 완료되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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