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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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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두 얼굴'

입력
2013.11.1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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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국을 "어리석은 국가"라고 깎아 내리는 발언을 했다고 일본의 한 주간지가 폭로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한국정치인과 기업인을 만난 자리에선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안타까움을 표하는가 하면 한일 정상회담 연내 개최희망의사를 강하게 피력하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일본의 대표적 우익보수 잡지 주간문춘(週刊文春)은 14일 발간된 최신호에서 '한국의 급소를 찌른다'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 아베 총리의 한국폄하발언을 전했다. 이 잡지는 아베 총리가 "중국은 어처구니없는 국가지만 아직 이성적인 외교 게임이 가능하다. 반면 한국은 단지 어리석은 국가"라고 말했다고 주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잡지는 또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주변의 '간신'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그 선두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있다고 보도했다.

주간문춘은 아베 총리 측근이 비공식적으로 한국에 대한 제재차원에서 새로운 차원의 정한(征韓ㆍ한국정복) 전략을 제시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이 측근은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판결을 대표적 사례로 거론하며, "일본 기업이 배상금을 강제로 징수당하면 대항조치는 금융제재밖에 없다"며 "한국에는 대형 은행으로 부를 수 있는 곳이 없으며 그나마 가장 큰 우리은행도 미쓰비시도쿄UFC은행의 10분의 1 규모"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금융기관이 한국 기업이나 경제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중단하면 삼성도 하루 만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14일 총리관저에서 한국 측 정치ㆍ경제계 인사들과 만나 "일본과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관계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하는 등 유화적 발언으로 일관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은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 역대 정권이 견지해온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통석(痛惜)의 염(念)'을 밝혔다"고 전했다. '애석하고 안타깝다'는 뜻의 '통석의 염'은 1990년 아키히토 일왕이 노태우 당시 대통령 방일 당시 과거사 문제를 논하며 쓴 표현이다. 서 의원은 또 "아베 총리가 한일관계 정상회를 위해 양국 정상회담을 강하게 희망한다며 올해 안이라도 회담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한일협력위원회 회장대행인 이승윤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 이용섭 민주당 의원, 정진석 국회사무총장, 이병기 주일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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