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개혁은 단번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3중전회)가 개혁을 전면 심화하기 위해 '중대한' 결정을 했지만 개혁의 속도는 상당히 완만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 주석은 9월 14일 중국 지도부 집단 거주 지역인 베이징(北京)시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중국공산당 외 8개 군소 정당을 일컫는 민주당파와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전국공상련), 무당파 등의 고위 인사들과 좌담회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고 CCTV와 신화통신 등이 14일 전했다. 시 주석은 당시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가 폐막한 후 각계 의견을 청취해 18기3중전회에서 개혁을 전면 심화하는데 대한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며 "샤오캉(小康)사회(일반 백성이 모든 방면에서 만족하며 사는 풍요로운 사회)의 건설과 사회주의 현대화의 추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큰 그림을 실현하기 위해 개혁을 전면 심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지난 35년 동안 개혁이란 방법으로 당과 국가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왔으며 세계사에서도 옛 문제를 해결하면 새로운 문제가 다시 생겨 끊임없이 제도를 개선하곤 했다"며 "이러한 연유로 개혁은 단번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한번의 수고로 영원히 편히 지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을 전면 심화하는 것은 복잡한 계통상의 프로젝트"라며 "최고위층의 계획과 전체적인 대책, 각 항목 개혁의 관련성 계통성 실행가능성이 함께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18기3중전회에서 설립을 결정한 국가안전위원회와 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를 이미 두 달 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관영 언론들이 시 주석의 개혁론을 뒤늦게 끄집어내 보도한 것은 18기3중전회가 마무리된 후 개혁의 실질적 이행을 독려하기 위한 취지일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혁을 단번에 이룰 수 없다는 시 주석의 견해는 중국식 개혁의 태생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기득권의 반발로 국영기업 개혁 과제들이 상당 부분 후퇴한 데 대한 해명으로 평가했다.
시 주석은 13일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개혁개방은 중국공산당이 새로운 시대의 조건 아래 중국 인민과 함께 진행하는 위대한 혁명"이라며 "시대에 획을 긋는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소개했다. 하디 대통령은 시 주석이 18기3중전회 폐막 이후 처음 만난 외국 정상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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