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이 여러 차례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돼 장애를 겪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컴퓨터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랩의 유진 카스퍼스키 대표는 7일 호주 캔버라에서 가진 강연에서 "올해 러시아 우주비행사의 USB메모리를 통해 ISS에 설치된 노트북 수십대 등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공개했다. "컴퓨터 시스템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지 않더라도 사이버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사례로 제시한 것이다. 그는 ISS가 이로 인해 어떤 고장을 일으켰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우주인들에게 들으니 우주정거장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대변인은 사고 사실을 확인하면서 "ISS 컴퓨터의 바이러스 감염은 흔치 않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카스퍼스키랩은 문제의 바이러스가 컴퓨터에 심어져 사용자 정보를 유출하는 트로이목마 바이러스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번 사고 때문에 ISS 컴퓨터의 운영체제가 윈도XP에서 리눅스로 교체됐다고 전했다. ISS 내 무선통신망 운영업체인 통합우주동맹(USA)은 5월 보안 강화를 위해 운영체제를 교체했다고 밝힌 바 있다. ISS는 2008년에도 트로이목마 바이러스의 일종인 'W32.Gammima.AG'에 감염된 러시아 우주비행사의 노트북 때문에 컴퓨터 장애를 겪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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