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일이 터졌다. MBC는 13일 '자유로 가요제'에서 공개된 작곡가 프라이머리의 곡 'I got C(아이 갓 씨)'가 네덜란드 음악가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와 비슷하다는 표절논란이 일자 멜론, 벅스, 소리바다 등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판매를 중단했다.
전곡이 담긴 가요제 CD도 15일까지만 판매하기로 했다. 6년 동안 이어져 온 '무한도전' 가요제에 큰 흠집이 생긴 것이다. 앞으로 가요제 등 음악 아이템으로 프로그램을 꾸려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사실 '자유로 가요제'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올 초 박명수가 작사ㆍ작곡해 유재석, 정준호, 정형돈, 길, 하하, 노홍철 등에게 노래를 만들어준 코너 '박명수의 어떤가요'로 음악 아이템을 소비하고도 또다시 가요제를 열어 음악 시장을 혼란에 빠뜨린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거대 방송사가 음원 시장을 장악하려고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 결과 박명수가 작곡한 7곡의 음원은 판매됐지만, CD판매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MBC 측은 자사 온라인쇼핑몰인 'mbct샵'에 박명수가 만든 곡들을 묶은 '박명수의 어떤가요' CD 상품등록까지 했다가 논란이 가중되자 판매를 보류, 결국 중단했다. 이런 상황들을 의식한 제작진은 지난달 17일 '자유로 가요제' 녹화 전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음원 공개는 시청자 서비스 차원"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음악을 만들어 음원을 판매할 수 있다"면서도 "신인가수들은 꿈도 못 꾸는 지상파 방송 황금 시간대에 대대적으로 홍보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가요제에는 작곡가 유희열,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 밴드 장기하와얼굴들, 가수 보아와 김C 등 유명 음악가가 참여했다. 2년 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도 가수 이적과 싸이, 지드래곤 등과 작곡가 정재형 등이 '무한도전' 멤버들과 짝을 이뤘다. 지드래곤은 2회 연속 출연했다. 소위 '잘 나가는' 가수에게 기회가 더 많았다. MBC는 이번 가요제의 음원 수익을 모두 기부한다고 밝혔지만, 음악가들의 저작권료는 언급하지 않았다. 즉 방송 출연 기회와 더불어 자신의 음원을 홍보할 기회를 얻은 이들을 두고 가요계는 "그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말한다. '자유로 가요제'가 전파를 탄 지난 2일 방송에서 밴드 장미여관의 강준우가 "저희 같은 밴드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린 대목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무한도전'이 음악 아이템으로 계속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차라리 신인이나 인디 가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명분이 더 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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