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급하게 물러가고 찬 기운이 대지를 호령하는 겨울이 바짝 다가왔다.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미세한 열기 하나가 아쉬운 계절,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데 꿀이 쓸모가 많다.
꿀에 함유된 포도당과 과당은 체내 흡수가 빨라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몸을 보호해준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벌꿀에는 기운을 북돋우고 독소를 풀어주며 아픈 것을 멎게 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 때문에 겨울철에는 음식에 꿀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가장 화제가 됐던 아이스크림 전문점 소프트리의 최고 히트 제품은 꿀을 넣은 아이스크림이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매장 하나로 시작했던 소프트리가 홍대, 강남, 한남동으로까지 영역을 넓힌 데는 '허니 칩스'라는 이름의 꿀 아이스크림이 큰 몫을 했다. 상하목장 우유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 위에 벌집을 통째로 올린 제품인데, 한 입 먹으면 바삭한 벌집 안에 가득 차 있는 꿀이 찐득하게 퍼지면서 별미를 선사한다. 소프트리 홍대점 직원은 "늘 매장 앞에 줄이 서 있어서 아이스크림을 받는 데 30~40분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시리얼 제품에도 꿀이 함유됐다. 켈로그의 '스페셜k 귀리&허니'는 쌀로 만든 후레이크에 고소하고 담백한 귀리 조각과 꿀을 뿌렸다. 설탕을 줄이고 꿀로 단맛을 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먹는 꿀뿐 아니라 피부에 바르는 꿀도 인기다. 꿀에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해 노화를 방지하고 거친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벌꿀 제품으로 유명한 버츠비는 로얄젤리가 함유된 '래디언스 라인'을 내놨다. 클렌저와 낮 전용 크림, 밤 전용 크림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오염 물질을 깔끔하게 제거하고 지친 피부를 회복시켜준다.
더바디샵은 꿀을 이용한 보디케어 상품을 출시했다. 목욕용품과 몸 전용 크림 등으로 이뤄진'허니 매니아 시리즈'는 에티오피아 열대 우림에서 전통 방식으로 채취한 꿀을 원료로 사용했다. 유네스코가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산악 지대에서 채취한 희귀한 벌꿀이 피부에 윤기와 탄력을 선사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샤워 젤, 보디 버터, 크림 스크럽 등 총 8종이 나와 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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