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대장’ 이호준(37ㆍNC)은 유독 상복이 없다. 18년째 프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골든글러브를 한 차례도 손에 넣지 못했다. 워낙 지명타자 포지션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은데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자신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에 가린 경우가 많았다.
이호준은 올해가 그 동안의 아쉬움을 풀 기회다. 올 시즌 신생 팀 NC의 4번 타자로써 126경기에 나가 타율 2할7푼8리 20홈런 87타점을 올렸다. 2005년 이후 8년 만에 20홈런 고지를 밟았고, 득점권 타율은 3할5푼8리로 유독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많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호준은 회춘한 모습을 보였다. 이호준이 중심을 지킨 NC는 7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NC는 내심 이호준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바라고 있다. 배석현 단장은 “(이)호준이가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에서 중심을 잘 잡아줬다”며 “타율에 비해 타점이 많은 것을 보면 그 만큼 타석에서 책임감이 많았다는 의미다. 막내 팀에서 이 정도의 성적을 올린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신생 팀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다. 최고령 타격왕에 오른 LG 이병규(9번)가 강력한 경쟁자다. 이병규는 98경기에서 타율 3할4푼8리 5홈런 74타점을 기록했다. 외야수로 출전한 것보다 지명타자로 나선 적이 많아 지명타자에 후보로 이름을 올릴 것이 유력하다. 이병규는 성적뿐만 아니라 팀을 11년 만에 가을 잔치로 이끄는 등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밖에 타율 2할9푼9리 15홈런 72타점을 기록한 두산 홍성흔도 이 부문 유력 후보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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