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 야당이 황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와 문 후보자의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시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들어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어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야당 위원들이 전날 요구한 황 후보자의 병역면제 사유(고도근시)와 관련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불참했다. 소명자료들이 제출되지 않은 만큼 적격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해당 자료가 국회에 도착하자 여야는 14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적격 판정을 내리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병역 의혹 등을 지적하며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채택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감사원장은 국회 임명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임명동의안을 본회의 표결에 회부할 수 없다. 이 경우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해야 가능하다.
국회 보건복지위도 이틀째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으나 전날 문제가 된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추가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만 커졌다. 민주당 이목희 의원은 "2010년 5월 5~7일 문 후보자가 울릉도 경비행장 건설 예비타당성 조사 차 출장을 신청해놓고 가지 않았다"며 "같은 해 7월 19일에는 울릉도 경비행장 건설 내부회의란 명목으로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와 식사한 자료를 제출했는데, 해당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자는 "명백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 같아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법인카드 사적 사용 등 도덕성 외에도 경제학 전공자로서 보건의료 등 보건복지 행정전반에 대한 이해와 업무능력이 부족하다"며 경과보고서 채택 자체를 반대했다. 여야는 전체회의 일정 협의를 하지 않아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청문회를 마친 날로부터 3일 이내 채택돼야 한다. 국회 통과 절차를 거쳐야 하는 감사원장 후보자와 달리 장관 후보자의 경우 국회 상임위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열흘 이내에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그럼에도 채택이 안되면 대통령은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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