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만 9조원이 넘는 인천시가 2014년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이 열릴 주경기장을 지으면서 VVIP석 등에 이탈리아산 타일 등 고급 수입 자재를 사용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드러나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자재승인서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경기장 4층 로얄박스와 수행원 대기실, 회원실 바닥에는 영국산 카펫타일(4,334만원)이 쓰인다. 4층 로얄박스와 로얄박스 화장실 바닥, 벽에는 인도산 석재(201만원)가, 4층 미디어라운지 바닥과 벽에는 이탈리아산 타일(9,122만원)이 사용된다. 3층 레스토랑과 바, 4층 미디어라운지 벽과 기둥 도장에는 일본산 노출 콘크리트(2,198만원)가 사용되고, 3층 레스토랑과 바의 벽과 천장에는 포르투갈산 타일(1,713만원)과 이스라엘산 카보네이트(1,119만원)가 쓰인다.
주경기장 3, 4층 로얄박스 등의 마감재로 사용되는 수입산 자재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2억원에 이른다. 인테리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경기장 로얄박스의 수입산 자재를 국산으로 교체할 경우 7,00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 산하 아시안게임지원본부는 서구 연희동에 5,216억원을 들여 내년 4월말 완공 목표로 주경기장을 짓고 있으며, 현재 공정률은 79.1%다.
아시안게임지원본부 관계자는 "주경기장 VVIP실과 VIP실을 장식하기 위해 수입산 자재를 소량 사용하게 됐다"며 "장식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재는 국산을 쓴다"고 말했다.
한편 산하 공기업을 포함한 인천시의 부채는 2010년 6월 기준 7조4,452억원에서 올해 6월 9조4,369억원으로 1조9,917억원 늘었다. 시는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 등을 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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