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야권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검사제 관철을 들고 나옴에 따라 그 타당성과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포함한 시민사회ㆍ종교계 연석회의가 특검 카드를 내민 것은 수사와 기소를 책임지는 현재의 검찰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는 판단 때문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지만,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작업이나 국가보훈처 관권선거 논란 등 추가로 나온 의혹에 대해선 제대로 된 수사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들고 있다. 윤석열 전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장의 중징계 등 일련의 흐름에 비춰볼 때 특검을 임명해 공정하게 진상을 파헤쳐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특검법은 '특별법'에 해당돼 여야 협상으로 실시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특검은 수사 공정성이나 중립성 논란으로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환경이나 검찰이 수사를 종료했으나 범죄행위에 대한 추가증거와 정황이 포착된 경우 도입한다. 하지만 재판 중인 사건은 이중기소 문제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국정원 사건의 경우 '오늘의 유머' 등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과 5만여 건의 트위터 글은 검찰의 공소가 제기돼 현재로서는 특검 대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포털사이트를 통한 선거개입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상이 된다. 민주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미이관 및 유출 사건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기소 전 단계여서 특검 수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특검법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져야 통과된다는 점에서 여당의 강한 반대가 큰 걸림돌이다. 여당은 야당의 특검 주장이 정략적일 뿐만 아니라 모두 11차례의 특검 활동 가운데 '이용호 게이트'와 '대북송금'등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성과 없이 끝났다는 실효성 문제를 들고 있다.
그럼에도 특검 제도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고 여권 입장에서도 '선거과정에서의 일탈'을 인정한 마당에 온전한 진상규명 없이 정통성 논란과 대치정국을 풀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시기와 수사범위의 문제일 뿐 결국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특검의 실효성이 없다고 현 상황을 방치한 채 앞으로 나갈 수는 없지 않느냐"며 "함께 정쟁중단 선언을 하려면 새누리당이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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