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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 울린 조코비치의 무기는 '공포의 백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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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 울린 조코비치의 무기는 '공포의 백핸드'

입력
2013.11.1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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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나달(27ㆍ스페인)의 포핸드냐? 노박 조코비치(26ㆍ세르비아)의 백핸드냐?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13 남자프로테니스(ATP) 월드투어 파이널 결승전은 세계랭킹 1,2위의 대결만큼이나 결정구 싸움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결과는 오른손잡이 조코비치의 백핸드가 한 수 위였다. 왼손잡이 나달은 결승까지 '킬러샷' 포핸드를 이용해 이렇다 할 고비 없이 진출했으나 조코비치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테니스 애널리스트 크레이그 새너시(미국)는 13일 ATP 홈페이지에 '백핸드 효과'라는 제목으로 조코비치와 나달의 대회 결승전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조코비치의 백핸드가 왼손 스타일 나달의 경기 패턴을 완전히 무너뜨린 데 이어 상대의 리턴샷 마저 무력화시켰다. 조코비치는 5개의 백핸드 위너 샷을 나달 코트에 꽂아 넣었다. 반면 나달은 2개의 포핸드와 2개의 백핸드샷 만을 성공시켰다. 조코비치의 각도 큰 백핸드는 또 많은 상대 범실을 유도하기도 했다. 압권은 나달이 회심의 일격을 가한 포핸드가 종종 조코비치의 백핸드에 걸려들었다는 점이다.

조코비치는 결승전에서 애드코트(왼쪽 서브코트)에서 89개의 백핸드 샷을 터뜨렸다. 듀스코트(오른쪽 서브코트)에서는 87개의 포핸드샷을 구사했다. 조코비치의 백핸드 샷은 대각선을 가로지르거나 다운드 더 라인(직선공격)을 가리지 않았다. 이는 나달이 감당하기에 매우 위협적이었다. 애드코트에서 조코비치는 30개의 포핸드 샷을 구사했다.

조코비치의 백핸드와 포핸드 샷 비율은 3-1정도였다. 이는 대부분의 선수들에게는 맞지 않는 '불합리한 전술'이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조코비치에게 만은 맞춤 전술이다.

조코비치는 백핸드 범실도 13개(나달은 14개)를 저질렀지만 거의 모두가 상대의 베이스라인 깊숙이 파고들었다. 좋은 예가 조코비치의 백핸드가 나달의 결정구인 포핸드 범실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나달은 2개의 포핸드 위너샷을 성공시켰지만 무려 22개의 포핸드 범실을 쏟아냈다. 이는 나달이 이번 대회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볼 수 없었던 희귀 장면이다.

주목할 것은 나달의 22개 포핸드 범실 중 17개가 듀스코트에서 조코비치의 포핸드 방향을 파고들다 나왔다는 것이다. 이는 나달이 조코비치의 백핸드를 우려해 전술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나달은 조코비치 만큼이나 백핸드가 날카로운 로저 페더러(32ㆍ스위스)와의 준결승전에서 첫 서브성공률이 87%에 달했다. 하지만 조코비치와의 경기에서는 46%로 성공률이 반토막이 났다. 나달이 향후 조코비치를 상대할 때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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