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력을 보여달라.”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애증의 외국인 센터 찰스 로드(28ㆍ203㎝)를 향한 마지막 경고를 날렸다. 더 이상 설렁설렁 뛰는 것을 좌시할 수만은 없다는 뜻이다. 토종 빅맨 주태수(31ㆍ200㎝)가 빠져 골 밑이 헐거워진 상황에서 1라운드 5순위로 뽑은 로드마저 힘을 보태지 못하자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로드는 2010~11시즌부터 2년 연속 KT에서 활약했다. 2011~12시즌에는 48경기에서 평균 20.3점 11.5리바운드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고무공 같은 탄력과 속공 가담 능력을 앞세워 KT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2011~12시즌 이후 재계약에 실패한 로드는 공백 기간 동안 무릎 수술을 받았고, 결국 올 시즌 다시 전자랜드의 부름을 받았다.
일부 구단들은 로드의 몸 상태를 우려했지만 로드는 “아무 이상 없다”고 자신했다. 그래서 높이가 낮은 전자랜드는 과감히 로드를 선택했다. 실제 로드는 지난달 12일 KCC와의 개막전에서 20점 6리바운드로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이후 보여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13일 현재 로드는 13경기에서 평균 15분37초를 뛰며 8.5점 4.9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유 감독은 “무릎은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수술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을 수 있다”며 “예전에 로드가 뛸 때는 부정 수비가 있어 뛰어는 운동 능력을 앞세워 잘했다. 그런데 지금은 부정 수비가 사라져 이에 맞는 상황 대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면담을 통해 ‘적극성과 전투력을 보여달라’고 강조했고, 이 부분을 본인도 잘 알고 있다. 2라운드 중반까지 지켜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지난 8일 모비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로드 교체에 관해 직접 언급했다. 뭔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강한 압박의 카드였지만 이후 2경기에서 역시 존재감은 미미했다. 유 감독은 “로드의 대체 선수를 계속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머지 않아 교체 카드를 꺼내 들 것을 시사했다.
현재 프로농구에는 대체 외국인 선수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동부는 부상으로 8주 진단을 받은 허버트 힐을 대신할 줄리안 센슬리의 가승인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 아이라 클라크(KT)와 대리언 타운스(KCC) 등 한국 프로농구에서 뛰었던 경력자들이 다시 코트를 밟고 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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