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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보다 일본 위협 억제 먼저"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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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보다 일본 위협 억제 먼저" 맞불

입력
2013.11.1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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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대 위협은 미국이 아니라 일본이다."

추수룽(楚樹龍) 중국 칭화(淸華)대 국제전략발전연구소 부소장이 12일 환구시보(環球時報)에 기고한 글의 골자다. 추 부소장은 "한국이나 미국에게 아시아의 최대 위협은 북한이겠지만 중국에게 아시아의 최대 위협은 미국과 일본"이라며 "이중 미국의 위협이 잠재적인 것이라면 일본의 위협은 실질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역사상 아시아 국가에 가장 많은 피해를 준 국가"라며 "중국과 아시아는 국력과 군사력을 강화해 일본의 위협을 억제하는 수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환구시보가 추 부소장의 주장을 놓고 실시한 인터넷 투표에서는 무려 98%가 찬성표를 던졌다.

12일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3중전회)에서 국가안전위원회를 설립키로 한 것은 중국 내 일본 경계론을 반영한 것이다. 최근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국가안전보장회의 창설을 추진하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의 무력 충돌 가능성은 점점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나라가 영유권분쟁을 하고 있는 댜오위다오(釣魚島ㆍ센카쿠) 해상에선 양국 군함과 정찰기의 추격전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신경전도 잦아지고 있다. 양위쥔(楊宇軍)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10월 31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해군의 서태평양 군사 훈련 당시 일본 자위대 함정과 정찰기가 진입, 중국 함정과 비행기를 바짝 뒤쫓았다"며 "이러한 도발로 인해 발생할 모든 책임은 일본이 져야 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한다'는 격언까지 인용하며 경고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1일 "일본이 중국을 적수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말 상대를 잘못 선택한 것일 뿐 아니라 오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언론들도 일본의 역대 정치인 가운데 "일본이 떨쳐 일어서기 위해서는 아시아를 정복해야 하며 아시아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을 정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이들이 적지 않았다며 반일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중국의 국가안전위원회는 이런 대외적인 목적 이외에도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국가안전위원회는 미국의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본 뜬 기구로 파악된다. 인민해방군은 물론 공안과 무장경찰, 사법기관, 국가안전부, 대외 관련 부서, 외교부, 각 부처 외사판공실 등을 총괄하게 될 것으로 보여 그 힘이 막강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국가안전위원회가 소수민족 테러에 강경 대응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최근 톈안먼(天安門) 광장과 중국공산당 산시(山西)성위원회 건물 앞에서 차량 돌진과 연쇄 폭발이 일어난 것은 56개 다민족으로 구성돼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 사회의 불안정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의 분리 독립 운동 세력은 중국 당국의 강력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가안전위원회의 1차적 목적은 일본을 겨냥한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과 일본이 모두 국가안전위원회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신설키로 함에 따라 동북아 정세가 다시 소용돌이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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