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고공행진이 아파트에 이어 연립다세대주택으로 번지고 있다. 8∙28 전월세 대책이 나온 지 두 달여가 지났지만 정부 의도와 달리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바뀌지 않으면서 전셋집 얻기가 더 어려워졌다.
12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의 전셋값 자료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60.1%였다. 이로써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은 지난해 1월(54.9%) 이후 1년10개월 만에 60%를 돌파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립다세대 전셋값도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3.13% 올랐다.
지역별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은 동북권(성동 광진 동대문 중랑 성북 강북 도봉 노원구)이 62.7%로 가장 높았고, 서남권(금천 양천 강서 구로 영등포 동작 관악구) 61.8%, 서북권(은평 서대문 마포구) 54.9%, 동남권(서초 강남 송파 강동구) 59.2%, 도심권(종로 용산 중구) 45.5% 순이었다.
연립다세대 전셋값이 꾸준히 오른 건 아파트보다 전셋값이 싸 전세 수요가 연립다세대주택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1월부터 지난달까지 6.77%나 올랐다. 연립다세대 전셋값 상승률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아파트 전세가율은 7월 60%를 돌파하고 지난달 62.5%를 기록했다. 비슷한 위치 및 규모의 주택이라도 아파트 전셋값이 연립다세대보다 훨씬 비싼 것도 전세 수요자들이 가능하면 아파트를 선택해서다.
수요자들이 연립다세대보다 덜 선호하는 단독주택에서도 전셋값 상승세는 확연하다. 단독주택 전세가율은 지난달 43.7%를 기록하며 지난해 이후 최고치를 갱신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아파트 전셋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전세 수요가 연립다세대, 단독주택으로 번졌다"며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로 연립다세대 등의 전셋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전월세 대책이 실패하면서 세입자들의 고민만 더 깊어졌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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