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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3배, 불법 스포츠토토 '독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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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3배, 불법 스포츠토토 '독버섯'

입력
2013.11.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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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도박을 하다가 검거된 사람 수가 1년 새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는 합법 스포츠토토와 달리 연령 및 베팅액수의 제한이 없고, 베팅할 수 있는 종목과 범위가 다양해 이용자들이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접속할 수 있고, 성인인증도 요구하지 않아 미성년 이용자도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

11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불법 스포츠토토를 하다가 검거된 사람은 올해 들어 7월까지 158명에 달한다. 이는 불법 스포츠토토 신고센터가 설치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검거된 47명보다 3.4배 증가한 수치다.

유명 연예인들도 관련 혐의로 줄줄이 적발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그룹 HOT 멤버 토니안(35ㆍ본명 안승호) 신화 멤버 앤디(32ㆍ이선호), 방송인 붐(31ㆍ이민호), 개그맨 이수근(38), 가수 탁재훈(45) 등을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조사했다. 방송인 김용만(45)도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올해 6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최근 경찰이 적발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는 고교생 이모(18)군이 30차례에 걸쳐 판돈 60여만원을 잃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합법 스포츠토토는 참여 연령을 만 19세 이상으로, 1회당 베팅액수는 1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박장 개설과 이용자들의 접근이 쉽기 때문에 불법 스포츠토토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체육진흥공단 성욱재 스포츠공정문화팀장은 "야구 축구 농구 등 TV나 인터넷에서 중계하는 경기의 점수를 맞히는 스포츠토토는 제한된 장소에서만 볼 수 있는 경마ㆍ경륜보다 접근성이 높아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재 서울중부경찰서 수사과장은 "도박 사이트 개설과 가입이 간편해 개설자도, 이용자도 별 어려움 없이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파악한 불법 스포츠토토 시장 규모는 7조 6,000여억원으로 75조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전체 불법 도박의 10%를 넘어섰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12월 사감위의 용역을 받아 제출한 연구결과를 보면 불법 스포츠토토 운영 조직은 250~365개에 달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처럼 많은 운영조직이 있지만 서버가 대부분 해외에 있고, 유해사이트로 지정돼 접속이 차단되면 즉각 새 사이트를 만들어 검거가 쉽지 않다. 내부 제보를 받아 개설자의 신원이 파악될 경우 입국하기를 기다려 잡는 방법밖에 없는 셈이다.

범죄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포털 블로그나 카페에 사이트 주소를 홍보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실시간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 스포츠 중계방을 만들어놓고 채팅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도박을 권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감시 부처와 단속 부처부터 일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무부처인 사감위는 특별사법경찰권이 없어 직접 수사를 하지 못하고 경찰에 일일이 수사를 의뢰하며, 체육진흥공단은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접속을 차단할 권한이 없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해 조치를 받아야 한다. 성 팀장은 "불법 사이트 개설자들의 빠른 움직임을 따라잡으려면 감시부터 수사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통합관제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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