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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게릴라식 투쟁… 전략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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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게릴라식 투쟁… 전략이 뭔지

입력
2013.11.1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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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저강도 국회 보이콧'을 반복하며 변칙적인 원내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김한길 대표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특별검사 임명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안하면서 하루 동안 국회일정 시한부 보이콧을 했다. 서울광장 천막당사를 접자마자 11일엔 인사청문회(11~13일)는 응하되 다른 상임위 일정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기로 선언하는 강공을 이어갔다.

하지만 대여투쟁 원칙이 일관되지 않고 대국민 메시지도 분명하지 않은 지도부 전략에 대해 당내에서 비판이 나오는데다, 유리한 국회 일정만 취사선택하는 행태가 '의회중시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실 이런 애매한 노선은 박 대통령이 자신들의 요구에 꿈쩍도 하지 않는 현정국에서 민주당이 처해있는 한계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불법유출사건에 대한 검찰수사의 형평성 논란부터 국정원 댓글사건 외압논란과 윤석열 전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장에 대해 중징계 등 일련의 '공안 드라이브'에 야당이 전혀 견제를 못하고 끌려 다니는 형국에 대한 당내 비판이 많다.

그렇다고 국회를 완전히 등진다면 '민생을 내던지고 국정 발목잡기에 몰두한다'는 여론의 눈총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필요에 따라 국회를 단기간 보이콧하는 게릴라식 원내투쟁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 분위기는 국회일정 전면 보이콧의 목소리가 더 컸지만 전병헌 원내대표가 투쟁의 실효성을 강조해 인사청문회만 참여하는 절충안을 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련의 보이콧 행동을 18일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때까지 대여 압박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린 뒤 '원샷특검'과 국정원 개혁특위 설치와 관련, 청와대와 여당의 양보를 끌어낸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15일 의원총회 결의를 통해 대통령에 대한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지도부의 우왕좌왕하는 태도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8일만 해도 "하루만 보이콧한다. 내주 일정을 사실상 정상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날 2차 보이콧 결정으로 번복했다. 이와 관련 민병두 전략본부장은 "윤석열 팀장에 대한 징계로 지난주보다 긴장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며 "여론을 보기 위해 당초 하루만 보이콧한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확실한 전략이나 좌표 없이 임기응변식 대응을 하고 있다는 소리나 다름없다. 당 내외에서 말의 신뢰가 떨어지는 부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

이러다 보니 당내에서는 강온파간 파열음도 불거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강경투쟁은 필요하지만 의총도 없이 1일 국회 보이콧, 또다시 오늘 3일간 인사청문회 집중을 위해 또 보이콧을 한 것은 의원들의 의사도 수렴치 않은 것"이라고 지도부를 비판했다. "보이콧 카드를 조자룡 헌 칼 쓰듯 밤낮없이 꺼내 들면 약발이 먹히느냐"(중진의원)는 반문도 나왔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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