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퇴행적 역사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일본 지식인 모임이 결성됐다.
가마쿠라 다카오 사이타마대학 명예교수,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 아마키 나오토 전 주 레바논 대사, 전직관료 등 일본 지식인 16명은 11일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무라야마(村山)담화 계승ㆍ발전모임의 발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가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를 사죄하며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을 되살리자는 것이 모임의 설립 취지로, 이들은 각종 강연회 등을 통해 일본인에게 잘못 인식되고 있는 과거사를 바로 인식시킬 예정이다.
가마쿠라 교수는 "'일본을 되찾겠다'는 아베 총리의 구호는 전쟁 이전 메이지 헌법시대로 복귀를 의미하는 것 같다"며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 없이 '져서 억울하다'는 인식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자유주의와 국가주의를 부르짖는 아베 정권은 의도적으로 배외주의 노선을 펼쳐 한국, 중국과 갈등구조를 유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지타 다카카게 시민헌법조사회 사무국장은 "아베 총리는 4월 국회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가 이후 '전체적으로 계승하겠다'고 말을 바꿨지만 담화의 핵심인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며 담화 계승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마키 전 대사는 "강연회 등 행사를 통해 단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일본인에게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게 하겠다"고 밝히는 등 참여자들은 일본 대중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