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의 기획자로 일하다 갑자기 숨진 직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최주영)는 '슈퍼스타 K' 기획자로 일하다 뇌경색으로 숨진 A(당시 33세)씨의 부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유족 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2011년 8월 CJ헬로비전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A씨는 슈퍼스타 K 기획업무에 배치돼 같은 달 16일 퇴근길에 회사 동료와 함께 찾은 커피숍에서 쓰러진 뒤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뇌경색 진단을 받고 다음날 아침 숨졌다. 이직하기 전에도 뇌경색 병력이 있었던 A씨는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고 주 2~3회 가량 운동하며 건강 관리를 해 왔다. 하지만 슈퍼스타 K 기획 업무에 참여한 뒤부터 A씨는 2주간 밤샘 근무를 포함한 연장 근무를 수차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회사에서의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뇌경색이 재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으므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위법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슈퍼스타 K의 기획업무를 맡게 되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씨의 부모는 2011년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A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여 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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