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대출이 불가능한 무직자 등을 모집해 허위서류로 서민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을 받아 갚지 않은 일당 20여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일부 대출금융기관은 대출신청서에 첨부된 사업자등록증의 발급기관과 직인이 서로 달라 위조사실이 명백한데도 대출을 해주는 등 심사 과정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대구서부경찰서는 인터넷 대출광고를 통해 모집한 군미필자 등 저신용자 명의로 사업자등록증과 연금보험료납입증 등을 위조해 은행에서 1억여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작업대출' 총책 임모(31)씨 등 브로커 3명을 구속하고 대출명의자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명의를 빌려준 19명 중 4명은 대출심사에 탈락해 미수에 그쳤지만, 일부는 3차례나 대출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 1월 말 인터넷대출광고를 보고 온 엄모(30)씨 명의로 위조된 사업자등록증과 연금보험납입증명서 등으로 인천의 한 은행에 새희망홀씨대출을 신청, 1,900만원을 대출받은 뒤 엄씨와 절반씩 나눠가졌다. 이후 엄씨는 대출총책을, 함께 구속된 황모(31)씨는 각종 서류위조를, 정모(31)씨는 대출 명의자 관리와 대출금 배분 등을 각각 맡아 지난 1~6월 15명의 명의로 3개 은행을 통해 21차례에 걸쳐 1억2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들은 대출 첫 달부터 이자를 갚지 않아 전액 부실채권이 됐고, 브로커들은 명의자들에게 "군복무 후 면책신청을 하면 된다"는 식으로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기는 대출명의자 15명 중 10명이 제출한 위조 사업자등록증의 발급기관과 직인이 서로 달라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위조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걸러지지 않아 부실심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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