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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은 커녕 어디로 갈지…" 경제부처 공무원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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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은 커녕 어디로 갈지…" 경제부처 공무원들 '울상'

입력
2013.11.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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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경제부처 공무원들이 울상이다. 인사적체 문제가 다른 부처들에 비해 심각한 탓인데, 다가오는 인사에서 승진은커녕 제대로 된 자리로 옮겨갈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부처 내부에서는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용퇴해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관련 부처에서는 최근 1급 공무원 A씨가 "후배들의 앞길을 터 주겠다"며 사의를 표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국장급 간부 B씨가 용퇴를 결심했다는 설도 파다하다. 인사적체 문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고위직들이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심했다는 얘기가 공무원들 사이에서 실명까지 언급되며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당사자가 이를 부인하는데도 용퇴설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인사적체는 해묵은 문제지만 올해 초 정부조직개편이 늦어진 탓에 제대로 된 정기인사를 못하면서 더 심각해졌다. 국장을 맡아야 할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하고서도 수년째 실무과장으로 근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해외근무나 타 기관으로 파견 근무를 갔다 온 뒤 제대로 된 보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국장급인 주미 한국대사관 주재관의 경우 임기가 다돼가 후임자를 새로 뽑아야 하는데 지원자가 없다"며 "파견을 끝으로 퇴직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부처 중 인사적체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기재부는 궁여지책으로 올 8월 각 실ㆍ국에 직책 없이 일을 하는 '지원근무'인사발령을 냈는데, 이로 인해 국장 밑에서 일하는 또 다른 국장이 있는가 하면 팀원이 없는 팀장들도 상당수 생겨났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올해 특히 대기인력이 많다"며 "말이 좋아 1인 팀장이지 실제로는 뚜렷한 역할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인사의 숨통이 되어 주던 공공기관 기관장이나 이사, 감사 등으로 옮겨가는 것도 금융 공공기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막혀버린 상황이라 기재부 등의 인사적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경제부처 한 관계자는 "검찰이나 법원의 경우 퇴직해도 전문지식을 활용한 재취업이 가능하지만 일반 행정직 공무원의 경우 고위직이라 하더라도 퇴직하면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찾기 쉽지 않다"며 "무조건 막아만 둘게 아니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길은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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