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963년 암살된 존 F. 케네디 대통령 서거 50주년을 앞두고 "리 하비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이라는 정부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8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 유명 앵커인 톰 브로커와의 인터뷰에서 "오스왈드의 단독범행에 심각한 의문을 품어왔다"며 케네디 대통령을 둘러싼 음모론에 무게를 실어줬다.
케리는"오스왈드가 스스로 자극을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데 확실히 의심이 든다"며 "다른 누군가가 연루됐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오스왈드의 행적과 범행 이유를 명확히 밝혀냈는지, 쿠바와 러시아로부터 영향 받은 건 없는지에 대해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10개월간 조사한 워런위원회는 공산주의자인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이며 다른 배후 세력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오스왈드는 소련으로 전향해 이주한 뒤 케네디가 암살되기 바로 전 해인 1962년 미국으로 돌아왔고, 이후 뉴올리언스에서 '쿠바를위한공정한활동(Fair Play for Cuba)'라는 시민단체로부터 방을 빌려 상당한 시간을 공산주의 동조자와 함께 살았다. 케네디 암살 두 달 전인 9월에는 쿠바로 가기 위한 비자를 발급받으려 멕시코를 여행하기도 했으나 비자 발급은 거부됐다. 케리는 "콕 집어낼 수 없지만, 오스왈드가 뭔가에 영감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리는 반정부 음모론자들이 선호하는 '중앙정보국(CIA)이 암살 배후에 있다'는 주장은 믿지 않는다고 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당시 대학생이었던 케리는 매사추세츠 토박이로, 1962년 케네디 상원의원 선거 운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으며 이후에도 가깝게 지내는 등 케네디가와 인연이 깊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