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배운 마술을 학교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지난 9일 서구 도마동 배재대학교 서부다문화 교육센터. 대전지역 초ㆍ중학교에 재학중인 다문화가정 학생과 학부모 100여명은 무대위에서 벌어지는 마술 공연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날은 대전시 서부교육지원청이 다문화가정 학부모의 자녀교육 역량강화 및 사회적응력 향상을 위한 2주차 행사였다.
그 동안 학교에서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기위한 일회성 교육은 종종 있었지만 교육청 차원에서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연수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가자들은 대학생 멘토들과 팀을 이루어 인형극과 율동을 함께하며 한국 전통음식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올바른 식습관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자녀들이 직접 쿠키를 만들어 부모님께 드리는'효도의 시간'을 가졌고, 부모들은 같은 나라 출신들끼리 모여 고향 이야기와 한국 생활의 애환을 나누기도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결혼이민자 자녀 등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학교현장 적응에 애를 먹는 학생도 늘고 있다"며 "한국인으로서의 공동체 의식과 정체성을 확립하여 자신감 있게 생활하도록 돕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첫 교육은 대전 뿌리공원을 찾아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찾는 시간을 가졌다. 족보박물관에서 성씨의 유래와 족보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각 가정별로 성씨 유래비를 찾아 한국인 가족으로서의 일체감도 느꼈다. 또 부모와 자식이 12지신 토우 만들기를 함께 하면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다.
초등학교 아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몽골출신의 문군체체그(36)씨는"외모면에서 한국아이들과 큰 차이가 없어 학교에 비교적 적응을 잘 하지만 언어 소통 애로 등을 겪고 있다"며"성씨 상징물을 보면서 나도 한국가정의 구성원이 됐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현재 서부교육지원청 산하 초ㆍ중학교에 재학중인 다문화 가정 학생은 455명 이다. 초등학교가 63개교 364명, 중학교는 34개교 91명이다. 이들의 국적은 중국 몽골 러시아 베트남 미국 일본 등 10여개국이 넘는다. 결혼이민자 가정이 상당수를 차지 하지만 대덕특구내 과학자 자녀도 산재하는 등 타 지역과 달리 다문화 가정의 구성이 다양한 특징을 갖고 있다.
서부교육지원청은 학부모ㆍ학생 교육에 이어 학교 행정을 책임지는 유치원 및 초ㆍ중학교 교감과 다문화학생이 있는 학급의 담임교사, 다문화교육 업무 담당자 등 교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도 진행할 예정이다.
윤형수 교육장은 "결혼 이민자 자녀 등 다문화가정 학생이 늘어나면서 교원은 물론 다른 학생들도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중요해졌다"며"다문화가정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융화되도록 다양성을 존중하고 또 배려하는 다문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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