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자 살인범 국민참여재판 신청

어머니와 형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존속살해 등)로 기소된 '인천 모자(母子) 살인사건'의 피고인 정모(29)씨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8일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김상동)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 정씨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길 원하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정씨의 국선변호인은 "범행 동기와 범행 과정 등 경찰과 검찰 수사에서 기억이 안 나 일부 진술하지 못했던 감춰진 부분을 밝히고 속죄하기 위해서 (참여재판을 신청한다)"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참여재판 신청이 죄를 덜려는 취지로 비칠까 걱정된다"면서 "오히려 불리할 수 있음에도 신청하는 이유는 피고인이 못했던 말을 재판과정에서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짧은 머리에 수척한 얼굴로 재판장에 나온 정씨는 검찰 측이 열거한 존속살해 등 혐의와 관련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혐의 사실을 모두 인정해 2차 공판준비기일 후 열릴 국민참여재판에서는 양형만 다투면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정씨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은 25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정씨는 아내 김모(29)씨와 공모해 8월 13일 인천 남구 용현동 어머니 김모(58)씨의 집에서 어머니와 형(32)을 각각 목 졸라 살해한 뒤 같은 달 14, 15일 시신을 강원 정선과 경북 울진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