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오지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환갑을 훌쩍 넘긴 한국인이 아프리카 사막 마라톤에 도전장을 던졌다. 영국 비욘드 더 얼티밋(Beyond the Ultimate)사가 주최하는 나미브 사막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11일 출국하는 우헌기(65)씨 얘기다. "도전과 나눔을 실천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찾다가 사막을 달려 어린이들을 돕기로 했다"는 우씨는 이 대회에 참석하는 유일한 한국인이다.
나미브 사막 마라톤은 첫날 43㎞, 2일째 55㎞, 3일째 37㎞, 4일째 100㎞, 5일째 15㎞를 걷는 대회다. 나흘째 100㎞는 무박이다. 우씨는 닷새 동안 먹고 자는 데 필요한 물품을 10㎏가량 짊어지고 나미브 사막 250㎞를 건너는 강행군을 해야 한다. 그가 몸담은 대학ㆍ고교 동문회, 자원봉사단체나 지인들은 우씨의 대장정 1㎞당 일정액을 기부하게 된다. 모은 기부액은 파키스탄 북부 히말라야 산골 보육원의 증축 기금으로 사용된다. "지난 여름 말로만 듣던 파키스탄 카풀루 지역을 찾았는데 형편이 어려워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이 많았어요. 어린이 40명이 생활하는 보육원 시설도 너무 열악했고요."
공직자 출신인 우씨는 무역회사 전문경영인을 거쳐 불우 어린이 돕기 자선단체인 '아름다운 유산학교'를 경영하고 있다. 서울대 산악부 출신인 그는 퇴직 후 50대 중반부터 다시 산을 찾았다. 2011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마라톤,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 사막 마라톤을 완주해 같은 방식으로 모은 기부금을 보육원 공사 대금으로 지원했다.
우씨는 "황량한 사막에서 인내와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며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여건이 되면 내년에는 실크로드 비단길을 자전거로 달려 기부금을 모으고 싶다"고 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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