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6월과 9월에 있었던 모의평가에 비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간 난이도 차이가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인문ㆍ자연계열 구분 없이 선택이 가능한 영어 영역에서 A형은 다소 쉽게, B형은 까다롭게 출제돼 상위권 학생들의 등급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병헌 수능 출제위원장(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은 "B형은 예년 수능 수준으로, A형은 그보다 쉽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B형은 어렵게 체감된다는 평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영어 B형으로, 진화심리학 논문이 지문으로 인용되는 등 최고난도 문항도 모의평가보다 1~2개 더 있어 시간 안배가 어려웠으리란 분석이다. 윤장환 세화여고 영어교사는 "A형 선택률이 6월 모의평가(17.7%)보다 많은 31.8%로 늘면서 B형의 하위권 학생이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여 B형 선택 학생들의 경쟁률이 치열해졌다"며 "인문계든 자연계든 영어 B형의 점수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인문계가 A형을, 자연계가 B형을 선택하는 수학도 A형은 모의평가와 비슷한 반면, B형은 어려웠다는 평가다. 유제숙 한영고 수학교사는 "B형의 경우 만점자 비율이 0.78%로 다소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 수준"이라며 "2ㆍ3점짜리 문항은 쉽게 나와 중하위권 학생의 성적은 오르겠지만 상위권은 최고난도인 4점 배점의 29∼30번을 풀어야 1등급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처음으로 유형이 분리된 국어도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김용진 동대부속고 국어교사는 "A형은 의대, 치대, 한의대 지망을 하는 자연계열의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변별력을 가질 수 있는 최고난도 문제 3개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서울시내 상위권 대학의 반영률이 높은 영어 B형의 성적에 따라 응시 대학을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수준별 선택형 수능이 처음 치러진 탓에 수험생들로선 등급 커트라인을 예단하기 어려워 혼전이 예상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영어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가 불가능하고 모의평가 때마다 응시집단 숫자가 달라 가채점만으로는 표준점수를 예상하기 어렵다"며 "상위권 학생들은 당장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수시 논술 시험에 응시 여부가 고민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1일까지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은 뒤 18일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성적표는 27일 수험생들에게 통지된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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