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탄생 120주년 기념 행사를 성대하고 실속있게 진행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시 주석이 문화대혁명의 과오에도 불구하고 마오 전 주석과 그를 추종하는 좌파 세력들도 모두 끌어 안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쉬서우청(徐守盛) 후난(湖南)성 서기는 6일 성위원회 상무위원 확대회의에서 "마오쩌둥 탄신 120주년 기념 행사를 성대하면서도 소박하고 실속 있게 치르라는 시 주석의 지시와 정신을 실현하고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호남일보(湖南日報)가 보도했다. 시 주석의 3~5일 후난성 시찰 당시 지시 사항들을 전달하기 위해 소집된 이날 확대회의에서 쉬 서기는 "당 중앙의 통일된 지시와 요구에 따라 각 분야의 준비 작업을 착실히 해, 마오쩌둥 동지의 탄신 120주년 기념 활동이 원만하게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과 관련, 시 주석의 지시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쉬 서기는 이어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3중전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몸소 후난성을 시찰하며 지도를 한 것은 마오쩌둥 전 주석 고향 인민에 대한 깊은 정과 후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에선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12월26일)이 다가옴에 따라 마오 전 주석의 고향인 후난성 사오산(韶山)의 생가를 찾는 인파가 줄을 잇고 있는 등 홍색 열풍(본보 10월28일자 16면, 29일자 14면)이 불고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의 마오쩌둥 관련 언급이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서는 발표되지 않은데다 시 주석이 마오쩌둥 생가를 찾았다는 보도도 없다는 점에서 시 주석이 마오쩌둥과는 일정 정도 거리를 두려는 것 아니냔 해석도 나온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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