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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자살·좌파 운동' 산전수전 겪은 새 뉴욕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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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자살·좌파 운동' 산전수전 겪은 새 뉴욕시장

입력
2013.11.0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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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의 자살, 사회주의 운동 참여, 연상의 흑인 아내…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20년 만에 민주당에 승리를 안긴 빌 드 블라지오(52) 당선자의 범상치 않은 이력이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블라지오의 유년시절은 순탄치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블라지오의 아버지 데이비드 빌헬름은 예일대와 하버드대에서 수학한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였으나 친 사회주의라는 이유로 공무원직을 잃었고 이후 알코올 중독에 빠져들었다. 블라지오가 8세 때 부모는 이혼했고, 그는 이후 매사추세츠주의 보스턴 지역에서 어머니쪽 가족과 함께 살았다. 아버지는 1979년 블라지오가 18세때 권총으로 자살해 또 한 번의 시련을 안겨주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할 정도로 강인하고 용맹했으나 말년에는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를 가르쳐 줬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쾌활한 성격과 외가의 따뜻한 보살핌 덕에 블라지오는 1980년 뉴욕대에 입학한다. 대학 재학 중이던 1983년 그는 성(性)을 어머니와 같은 드 블라지오로 바꿨다.

블라지오 인생의 또 다른 파격은 사회주의 경험이다. 그는 대학원 졸업 후인 1988년 당시 좌우 대립으로 내전에 휘말린 니카라과에 식료품 보급 및 의료봉사를 하러 갔다가 반전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고, 좌파 정부의 가능성을 품고 돌아왔다.

이후 1989년 데이비드 딘킨스 뉴욕시장 선거운동본부에서 현실 정치에 첫 발을 담근 그는 그 곳에서 지금의 아내 셜레인 맥크레이를 만난다. 아내의 이력도 블라지오 못지않다. 맥크레이는 16세 때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공개할 정도로 당찬 흑인 사회운동가였다. 맥크레이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그는 '빌 오빠(brother bill)'란 별명을 얻을 때까지 집을 찾아가 밤을 새우며 끈질기게 구애해 94년 결혼에 골인했다.

백인이지만 흑인 여성과 결혼한 그는 이번 선거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선거쟁점이었던 경찰의 불심검문 관련 논쟁에서 흑인 아내와 유색인종 자녀를 둔 아버지답게 "나에게는 이게 남의 얘기가 아니다"라는 정공법으로 파고들어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초 출마를 선언할 때만해도 뒤쳐졌던 그는 아들을 등장시킨 다인종 가정 출신을 강조한 광고로 지지율을 높여 9월 당내 경선에서도 승리했다.

부유층 증세를 통한 빈부격차 해소, 서민 주택난 완화 등 그가 내세운 선거 공약은 다소 과격하지만, 오히려 '부자 위주 정책으로 빈부 격차를 심화시켰다'는 비판 받는 마이클 블룸버그 현 시장과 차별화해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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