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섭(66) 전 신라대 총장이 산골마을의 환경을 개선하고 된장을 담가 소득을 높이는 '상록수'로 변신했다.
정 전 총장이 해발 250m 산촌인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행곡리 행촌마을로 이주 한 것은 총장 연임을 마친 지난해 12월. 아름다운 시골풍광에 취해 이임식을 마치자 마자 부인과 함께 이사했다.
노인 10여 가구가 단출하게 사는 이 마을에서 정 전 총장이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마을청소였다. 마을 노인들은 처음에 "총장까지 지낸 사람이 뭔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심했지만 차츰 정 전 총장의 진정성을 이해하게 됐다. 그 무렵 정 전 총장은 된장사업을 시작했다. 소규모로 된장을 담가 팔고 있는 옆집과 뜻을 모아 '돌담마을'이란 장류회사를 만든 것이다. 회사에는 마을 뒤편 암자 주지인 정여 스님(범어사 전 주지)도 절에서 보관해오던 큰 장독 수십 개를 출연, 영업담당이사로 참가했다.
지난 추석에는 처음 담근 된장을 인터넷 등을 통해 2,000만원어치 팔았다. 산촌에서 계약 재배한 우리콩과 3년 이상 숙성시킨 천일염, 삼랑진 구천산에서 나오는 석간수를 사용해 만드는 돌담마을 장류는 입 소문이 나면서 판매가 제법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교육학 박사로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많은 활동을 한 정 전 총장은 마을의 폐가와 빈집을 수리해 도시 청소년들이 숙박을 하면서 산골의 모습과 환경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자연생태 체험 공간을 만드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정 전 총장은 "유기농 장류사업을 통해 산촌에는 소득을 높이고, 시골노작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밀양=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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