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정유회사인 로열더치셀이 알래스카 근해 석유 시추 탐사 허용을 미국 정부에 요구하면서 환경 논란이 일고 있다. 지구의 마지막 석유 보고인 북극해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지만 시추 과정에서 자칫 석유 유출 등 환경 재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열더치셀은 얼음이 녹는 내년 여름을 목표로 알래스카 북서 해안과 맞닿은 추크치해에서 석유 시추 탐사를 위해 미국 정부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로열더치셀은 지난해 여름 알래스카 근해인 추크치해와 보퍼트해에서 석유 탐사를 위한 사전 조사를 했지만 미국 정부가 내세운 석유 유출 방지 시스템 구축 등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바람에 실제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시추 작업까지는 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월 알래스카 근해 탐사를 위한 추가 조건을 로열더치셀에 제시했으며 로열더치셀은 이 조건을 맞추기 위해 21억달러(약 2조2,27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로열더치셀은 이 같은 계획 하에 내년 7월 중순 추크치해 등에서 시추 탐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며 미국 정부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FT는 승인이 이뤄지면 북극해 석유 시추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시추 과정에서 자칫 북극해 심해에 석유가 유출돼 돌이킬 수 없는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환경단체인 퓨 환경그룹(Pew Environment Group)의 마릴린 헤이먼은 "로열더치셀이 북극해 시추 탐사를 위한 사전 조치를 적절히 하고 있는지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FT에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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