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선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시정에 전념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 시장은 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유력한 대선 주자라고 소개받자 "나는 대선후보가 아니다"며 "차기 대선에 나갈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만 되면 대통령 후보가 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서울시장이 그런 자리라고 생각하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서울시장 자리도 중요한 직책인데 주변에서 그런 바람을 집어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대선 출마 여부를 재차 확인하는 질문에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특히 말에 대한 신뢰"라며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한 뒤 "서울시장 재선에 나서겠다는 것은 서울시를 반듯하게 만들어보겠다는 꿈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웬만한 국가보다 더 큰 인구가 살고 있어, 뉴욕, 런던, 파리 못지 않은 경쟁력 높은 도시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정치에 뛰어든)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한 민주당 내 경선 구도에 대해서는 "(경선에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원칙대로 시정을 잘 돌보고 최선을 다한다면 당내 경선 룰을 떠나서 결국 제가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선거에서 큰 지원을 받았던 안철수 의원의 신당 추진과 관련해선 "(민주당)당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정당을 달리한다고 해도 더 큰 차원에서 협력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해 신뢰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박 시장은 "지난 대선 공약을 보면서 유사한 비전을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약속과 철학이 잘 실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무상보육 예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상생의 방안이 없는지 중앙정부와 토론하기 위해 경제부총리를 한 번만 만나자고 요청했는데 만나주지 않았다"며 "국민과 좀 더 소통하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가장 뜨거운 정치 이슈로 떠오른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해산심판 청구서를 제출한 것은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며 "사법부의 판단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그 판단을 보고 결정했어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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