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된 중형승용차(2,000cc) 한 대 이외에는 다른 소득이 없고 보증금 5,000만원인 원룸에 사는 A(45)씨는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라 낡은 승용차와 전세 주택에 월 6만3,550원의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소득이 많은 직장가입자에 비해 건보료가 많다는 것이 A씨의 불만이다. 하지만 이르면 내년 1월부터 1만원(9,150원)가까이 인하된 5만4,400원의 건보료를 내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7일 건보 지역가입자 중 전ㆍ월세 거주자의 재산(보증금) 공제 상한액을 500만원(현재 300만원)으로 올리고 15년 이상 된 자동차에 대해 건보료 부과를 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직장가입자는 소득을 기준으로만 건보료를 매기고 지역가입자에게는 소득과 재산에 건보료를 부과, 직장에 다니지 않는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건보료를 내는 불합리함을 개선하려는 조치의 일환이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전·월세 거주 건보 지역가입자 328만 가구 중 19.7%인 65만 가구의 보험료가 가구당 월평균 5,600원 정도 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동차의 배기량과 연식에 따라 부과되는 보험료 부과기준도 세분화된다. 지금까지는 9년 이상 된 차량은 무조건 3년 미만의 신차에 부과하는 보험료의 40%를 매겼으나 앞으로는 9년 이상~12년 미만인 경우는 신차의 40%, 12년 이상 15년 미만인 경우 신차의 20%를 부과하고, 15년 이상 차량에는 건보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식 12년 이상 차량 140만대의 건보료(673억원)가 줄어들거나 부과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내년 11월부터 현재 75등급인 지역가입자의 소득등급체계를 80등급으로 늘린다. 지역가입자의 80%는 건보료 변동이 없지만 20%는 건보료가 올라간다. 직장가입자는 최고 보험료를 현재 230만원에서 269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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