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교수가 대리 수강까지… 사이버대 곳곳 비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교수가 대리 수강까지… 사이버대 곳곳 비리

입력
2013.11.07 12:11
0 0

사이버대학과 대학원대학 등 국내 특수대학의 불법ㆍ편법 운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며느리를 교수로 앉히기 위해 선발 기준을 임의로 바꾼 이사장이 있는가 하면 교수가 학생 대신 인터넷 강의를 듣고 학점을 준 사례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국내 19개 사이버대와 21개 대학원대학 등 특수대학을 대상으로 회계 집행과 학사 운영, 교원 채용, 교육부의 지도감독 실태 등을 감사한 결과, 30건의 부적정 사안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회계 집행과 관련한 재단 이사장들의 전횡이 특히 심했다. 모 사이버대 이사장 A씨는 자신과 부인 명의로 회사 두 곳을 설립한 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대학 444개 과목의 강의용 콘텐츠 제작을 맡아 수강료 수입의 50%를 지급받았다. 정상 외주제작보다 45억원이나 제작비가 과다하게 지급됐고, A씨는 이 돈을 고스란히 챙겼다. A씨는 또 자신의 전용차량 운영비와 해외 출장비용 등 2억8,662만원을 교비회계로 충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다른 사이버대 이사장 B씨는 법인의 수익용 빌딩 관리를 하는 전문용역업체에 관리인 직위를 만들도록 한 다음, 자신의 딸을 채용해 2005년부터 올해 6월까지 3억5,000만원의 보수를 부당 지급했다. B씨의 딸은 2007년 1월 캐나다로 출국한 이후 국내에 머문 기간은 58일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권의 한 디지털대 이사장 C씨는 2010년 12월 회화 전공 전임교원을 채용하면서 자신의 며느리를 뽑기 위해 지원 자격을 박사가 아닌 석사학위 소지자로 임의 변경했다. C씨는 며느리의 평가점수까지 높여가며 학교 관계자들에게 임용을 종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리출석을 감시해야 할 교수가 오히려 강의를 대신 들어준 뒤 학점을 주는 학사운영 비리도 비일비재했다. D사이버대는 2010학년도 입학생 4명이 다음해 1학기까지 수강한 39개 과목에서 4분의3을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해당 학과 교수와 조교가 온라인 강의를 대리 수강하고 학점을 줬다. 다른 사이버대 5곳에서는 시험을 아예 치르지 않거나 과제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 5,110명에게 멋대로 학점을 주기도 했다.

사이버대 2곳은 F학점을 줘야하는 학생 148명의 평가점수를 담당 교수가 멋대로 높였다가 적발됐고, 사이버대 4곳은 최저학점을 'B- '나 'C+'로 지나치게 높게 설정해 학생간 평가점수가 50점이나 차이가 나는 데도 동일한 학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그동안 일반대학 위주로 감사를 실시한 탓에 사이버대 등 특수대학이 비리의 사각지대로 전락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적발한 비위 사실을 교육부 장관 등에게 통보하고, 회계 부정에 대해서는 횡령ㆍ배임 등 혐의로 사법기관에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