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오승환(31)의 한신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동갑내기 이대호(오릭스)를 뛰어 넘는 초대형 계약이 예상된다.
일본 스포츠전문지인 스포츠닛폰은 "오승환이 삼성의 해외 진출 승낙을 얻어냈다. 본격적인 협상이 가능해진 만큼 한신이 이르면 주초에 담당자를 한국에 파견해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7일 보도했다. 같은 날 데일리스포츠도 "오승환이 오래 전부터 일본으로 갈 결심을 굳혀 왔다. 상대적으로 더 주목 받는 센트럴리그에서 뛰고 싶어한다"며 "현재 오승환 영입 의향을 나타낸 센트럴리그 구단은 한신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신은 오승환의 몸값을 최소 7억엔(약 76억5,000만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 2년에 계약금까지 포함한 총액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날 "한신은 2011년 이대호가 오릭스와 계약한 조건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8억엔까지도 충분히 베팅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1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대호는 오릭스와 2년 간 7억엔이라는 대형 계약을 했다. 2001년 프로에 데뷔,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올랐던 한국 최고의 타자는 2009년 김태균(한화)이 기록한 역대 최고 총액을 경신하며 대한해협을 건넜다.
김태균(한화)은 당시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으면서 3년간 최대 7억엔을 받는 계약서에 사인했다. 보장금액만 3년간 5억5,000만엔이었던 최고의 조건이었다. 이에 앞서서는 '국민 타자' 이승엽(삼성)이 2004년 지바 롯데와 계약하면서 2년간 5억엔을 받았다. 김태균 보다 계약기간이 짧은 대신 연봉이 2억엔(김태균 1억5,000엔)으로 더 많았다.
오승환은 김태균, 이승엽뿐만 아니라 이대호의 계약 조건마저 뛰어 넘는 최고의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신은 지난 9월 나카무라 가쓰히로 단장이 직접 한국에 건너와 경기를 지켜봤고, 내부적으론 이미 최대 8억엔까지 투자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조만간 협상 담당자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여 이변이 없는 한 오승환과의 계약이 유력하다. 이대호도 오릭스와 계약 당시 협상 담당자가 부산으로 건너와 사인을 이끌어냈다.
변수는 이적료다. 오승환은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구단의 동의를 얻어낸 상태지만, 삼성은 "터무니 없이 낮은 이적료로는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한신이 책정한 이적료는 약 2억엔 정도. 삼성은 3억엔 이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오승환이 한신의 유니폼을 입게 되면 일본 무대에 진출한 13번째 선수가 된다. 앞서 선동열 KIA 감독을 시작으로 이종범 한화 코치, 이상훈 고양 원더스 코치, 이승엽 등이 일본 무대에 섰다. 최근에는 이병규(LG), 김태균, 이대호가 '잭팟'과 함께 대한해협을 건넌 바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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