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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중국의 6자회담 재개 중재안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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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중국의 6자회담 재개 중재안 거부

입력
2013.11.0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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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당국자가 "북핵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가시적 움직임들이 있지만, 한국과 미국은 회담 재개를 위한 기존 기조에서 달라진 게 없다"며 중국의 6자회담 재개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 당국자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특파원단 간담회에서 "한미 양국은 대화 자체보다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대화의 틀을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비핵화 진전에 대한 확신 없이 대화하는 것은 우리 국민이 바라는 것도, 추구하는 정치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미가 생각하는 대화의 틀은 ▦지난해 무산된 2·29 북미 합의에 비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좀 더 기할 수 있고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핵 능력 강화를 막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최근 미국과 북한을 오가며 회담 재개에 기대감을 키웠지만 아직은 입장 조율이 안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당국자는 "대화는 시기가 아니라 여건의 문제인데 지금은 시기를 말할 만큼 (여건이) 성숙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6자회담 재개 논의의 시계 바늘이 일주일 동안 빠르게 돌아가 회담 재개를 낙관하는 착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 대표의 중재안에 대해 "북한의 핵 포기에 방점이 있다"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내용에서는 한미가 원하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중국은 과거와 달리 한미와 북한의 등거리 중재가 아니라 비핵화를 중심에 놓고 일을 추진해왔다"면서 "그 여건 조성에 중국은 너그럽고 한미는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다른 한편으로 중국과 한미 입장 차가 좁혀질 수 있다는 기대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 시 신뢰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북한에 대해 "북은 여전히 대화 재개의 순서 게임 다시 말해 살라미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살라미 전술은 북한이 6자회담에서 협상 단계를 최대한 세분화해 쟁점화하는 협상술을 가리킨다. 그는 "6자회담을 처음 시작한 2003년과 2013년은 시대가 다르다"며 "북한이 10년 전 핵이 없다고 했을 때는 그 말만 듣고 대화가 가능했지만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한 지금은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그는 "북한은 지도부가 행동 조치가 아닌 (말로) 핵포기 의사를 밝힌다 해도 한미가 6자회담 협상에 들어가기 쉽지 않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 무력과 경제의 병진이 어렵다고 판단할 때 전략적 결단의 순간이 올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방미 중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이틀째 회담한 뒤 "한국과 미국은 생각이 한치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6일 한미일 6자 수석대표 회담을 통해 3국 공조를 재확인한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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