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급 요리사 찰리 트로터(54)가 돌연 사망했다.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트로터는 5일(현지시간) 오전 10시45분께 링컨파크 자택에서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노스웨스턴대학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도착 직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범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시카고에서 태어나 자란 트로터는 위스콘신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뒤늦게 업계에 입문했다. 요리학교를 다니지 않았지만 세계 유명 셰프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배운 비법으로 프랑스 정통 요리를 대체할 고급 현대식 미국 요리를 개발해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트로터가 1987년 시카고에 문을 120석 규모의 '찰리 트로터스(Charlie Trotter's)'는 2년 만에 각종 권위있는 평가기관들로부터 '미국 최고의 식당'으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수많은 시카고 출신 유명 셰프들의 산실(産室) 역할을 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설립 25주년을 맞은 '찰리 트로스터'의 갑작스러운 폐업을 선언하고, "한동안 세계 여행을 한 뒤 대학으로 돌아가 철학과 정치이론을 공부하려 한다"며 "공부를 마친 후 새 식당을 오픈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트로터는 요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ames Beard Award)'를 10차례 수상했고 요리책을 14권이나 출간했다. 또 미국 공영방송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TV 요리쇼를 진행하고 로맨틱 코미디 영화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1997)에 셰프로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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