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제46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작 지상중계] 손보미 '산책' 심사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제46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작 지상중계] 손보미 '산책' 심사평

입력
2013.11.06 11:18
0 0

소설가는 평면-백지 위에 이야기를 만들어 넣어서 입체-인물을 일으켜 세운다. 그러기 위해서 소설가는 인물들에게 '내면'이라는 공간을 부여하는데, 그 내면-공간에 어떤 '감정'이 고여들게 하고 또 그것이 독자에게로 흘러나오게 한다. 그 감정의 구조를 정확하게 묘파하면서 삶의 진실에 대한 각성을 유도하는 서술자의 논변에 힘입는 소설도 있고, 어떤 감정들은 논리화될 수 없으며 '이야기 안에서만' 혹은 '이야기 전체로서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다고 믿고 그저 이야기를 보여주기만 하는 소설도 있다.

소설집 한 권을 낸 신예 작가 손보미는 두 번째 유형에 속할 특유의 소설문법 하나를 어느새 구축해버렸다. 그녀는 헤밍웨이와 카버를 떠올리게 하는 기예로 현대사회학에서 '친밀성(intimacy)의 구조'라 부르는 관계들 내부의 불안정성을 자주 탐색하는데, 특히 '의심'과 '불안'이라는 감정에 대해 쓸 때 손보미의 소설은 빼어난 결과에 도달한다. 지나치게 능숙해서 가끔 의심스럽다는 비평가의 불평을 아무나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산책'은 '폭우'와 '여자들의 세상'을 잇는 또 하나의 수작이다.

한국일보문학상 예심위원 신형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