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소외계층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아름다운 사람들
“원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주치의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최춘복(62·가명) 그는 “어깨힘줄이 파열되어 가벼운 물건도 제대로 못 들었다”며 “이제야 손녀딸을 번쩍 안아줄 수 있다”며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굳센병원에서 매달 저소득 지역주민에게 어깨 수술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병원장 이성만(41)·황준경(39)원장은 “개원 초기부터 무료수술을 꿈꾸고 있었다”면서 “진료와 학회연구활동 때문에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야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개원초기 무료수술을 시작한 계기가 있었다. 한 할아버지가 어깨통증으로 검사를 받던 중 어깨힘줄이 파열된 것을 발견하고 수술을 권했다. 이미 어깨힘줄이 파열된 지 한참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진통제만 처방받는 것이 의아해 까닭을 물어보니 “수술비가 없어 수술을 못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순간 두 원장은 개원초기 때 그들이 다짐했던 것이 생각나 “이제 개원한 지도 2년이 넘었는데 그때 이야기한 것을 실천해보는 것이 어떠냐”며 서로 운을 띄웠다. 그날 바로 수성구청으로 전화해 저소득층 중 어깨 수술을 무료로 해주는 것을 해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수성구청에서는 수성구보건소를 연결해 수성구보건소 홍
영숙 소장을 만났다. 보건소로부터“보험공단에 의료보험청구를 하지 않고 재료비까지 순수하게 무료로 수술해준다면 협조할 의향이 있다”는 제안을 받고 결연을 맺었다. 어깨힘줄이 파열된 지 오래된 이들은 재활치료까지 지원했다. 수술을 마친 환자들은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 달에 2명씩 순수 원내 부담으로 지금까지 수술을 해왔다. 차후 수성구 보건소와 협의해 더 많은 환자에게 무료수술을 해주고 싶다는 굳센병원 측은 “무료수술을 홍보로 이용하는 이들이 많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적이 있다”며 “건강보험공단에도 수술비청구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순수 재료비까지 자비로 부담해서 생색내기가 아닌 진정한 재능기부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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