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사는 거야’ 가수 백승훈
가수의 길, 힘들어도 멋지게 살아야죠!
가수 백승훈은 소년 시절 시를 좋아했다. 충청도 대둔산 아래 첫 동네, 도서관은커녕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촌에서 태어났지만 다른 아이들과 달리 유난히 책 읽기를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 서울로 이사 온 뒤로는 줄곧 시집을 끼고 살았다. 집이 가난해 녹록치 않은 일상을 보냈지만 시집만 펼쳐들면 밥 먹는 것도 잊었다.
“MC로 출발했어요. 말 주변이 좋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시를 많이 암송했거든요.”
주머니 사정도 한몫했다. 밤무대가 활성화 한 시절에도 무명 가수의 벌이는 시원찮았다. 고교 시절부터 밤무대 사회를 보면서 가수들의 사정을 꿰게 되었다. 선배들을 보니 10군데 출연을 해도 기름 값에 의상비를 빼고 나면 생활이 빠듯했다. 반면 사회는 이동 없이 활동할 수 있었고, 화려한 무대 의상도 필요하지 않았다. ‘가난한’ 가수 지망생에게는 딱이었다. “형편이 좋아지면 가수, 힘들면 사회” 하는 식으로 무대 활동을 했다. 반쯤 사회에 발을 걸치고 있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은 ‘전업 가수’ 못잖았다.
“한번은 거제에서 행사 요청이 들어왔어요. 업소에서 새벽 4시까지 공연하고 곧장 차를 타고 거제까지 달렸죠. 정확히 5시간 15분 걸렸어요. 3분 30초 동안 노래 부르려고 잠도 안 자고 달린 거죠. 그게 우리 일상입니다. 돈만 생각하면 그렇게 못하죠.”
2007년에 1집을 냈고, 지금은 2013년 낸 2집으로 활동하고 있다. 타이틀곡은 ‘멋지게 사는 거야’. 이번 음반에는 그의 모든 것이 녹아들었다. 그는 연예계 인사들 사이에서 목청이 좋고 곡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가수로 정평이 나 있다. 가사에 대해 물어보면 어떤 곡이든 풍부한 해설이 쏟아진다. 책 한 권은 족히 쓸 기세다. 이해가 깊은 만큼 그가 부르면 무슨 노래든 맛이 다르다. 가수로서 ‘멋지게’ 성공할 자질은 충분해 보인다. ‘멋지게 사는 거야’에 대한 그의 포부가 결연을 넘어 비장하기까지 하다.
“이왕 가수의 길로 들어선 거, 멋지게 살아봐야죠. 배일호 선배님의 ‘폼 나게 살 거야’와 제목이 헷갈린다는 분도 있는데, 그 이상으로 히트하고 싶어요. 지켜봐 주십시오!”
김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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