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교사가 수업 중에 졸던 정신지체학생의 귀를 라이터 불로 그을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교사는 "우발적 그랬다"고 해명했으나 체벌이 과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울 은평구 A특수학교 김모(52ㆍ여) 교사가 향초로 과학수업을 하던 중 졸고 있는 오모(17ㆍ정신지체3급)군을 발견했다. 그는 오군을 깨우기 위해 향초를 코 주변에 댔지만 깨지 않자 오군의 왼쪽 귀에 라이터를 갖다 댔다. 오군은 왼쪽 귓바퀴가 엄지손가락 절반 크기만큼 검게 그을리는 2도 화상을 입었다. 이 상황을 같은 반 아이들 대다수가 보고 있었다.
귀가 그을린 아들을 본 어머니 손모(정신지체3급)씨는 "김 선생님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의사표현을 했다고 손씨의 활동보조인 이모씨가 전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전해들은 해당 학교 교장은 지난달 28일 오군의 부모에게 사과하고, 이튿날 교장ㆍ교사ㆍ학부모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경위 등을 조사했다. 김 교사는 반성문 제출과 함께 "잠을 깨우려 우발적으로 한 것이지 학생에게 특별한 악감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징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고, 4일 재단 이사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학교 관계자는 "더욱 보살펴야 할 장애아동이 수업시간에 잠깐 졸았다고 라이터로 귀를 그을리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며 "장애아동 체벌에 관한 인식이 재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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