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간척사업 등 생태계 변화로 한반도를 중간기착지로 삼는 희귀 철새 '넓적부리도요(사진)'가 1999년 185마리에서 올해 20마리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 파트너십에 따르면 시베리아에서 번식한 뒤 8,000㎞ 떨어진 동남아까지 이동해 겨울을 나는 넓적부리도요는 1999년 새만금 갯벌에서 185마리가 관측되는 등 한반도를 주요 중간기착지로 삼았으나 올해는 충남 서천 장항읍 유부도 갯벌 등에서 20마리가 발견되는데 그쳤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은 앞서 넓적부리도요가 한반도 등 동아시아 갯벌 매립으로 개체수가 매년 26%씩 감소해 2020년쯤 멸종할 것으로 전망했다. IUCN의 멸종 위급종, 국내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된 넓적부리도요는 세계적으로 3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등 15개국 도요 물떼새 전문가들은 지난달 15~19일 중국 장쑤성 루둥현 인근 해안 120㎞를 조사해 넓적부리도요 140여 마리와 청다리도요사촌 1,200여 마리 등을 발견했다. 넓적부리도요 중간기착지가 한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간 것이다. 장쑤성 해안도 농·산업 개발을 위한 매립으로 생태계가 위기에 처해 있으나 뒤늦게나마 지방정부 등이 넓적부리도요 보호구역 등을 지정하는 등 보전에 나서고 있다.
조류 보호단체인 '새와 생명의 터' 나일 무어스 대표는 "넓적부리도요는 새만금과 연안지역 매립으로 개체수가 대량으로 감소했다"며 "갯벌 복원에 나서지 않으면 넓적부리도요는 한국에서 사라지는 것은 물론 곧 멸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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