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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도 OK… 가교저축은행 이번엔 팔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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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도 OK… 가교저축은행 이번엔 팔리나

입력
2013.11.0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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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가 관리 중인 가교저축은행이 이달 대거 매물로 등장한다. 대부업계의 저축은행 인수가 허용된 이후 첫 매물이라 관심이 높다. 예보도 내년 3월이면 정리기한이 만료되는 저축은행이 매각대상에 포함돼 있어 기대가 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6월 지분매각에 나섰다가 결국 인수자 찾기에 실패한 예쓰ㆍ예성저축은행을 비롯한 예보 관리 가교저축은행 중 1, 2곳을 더해 많으면 총 4곳이 이달 매각 공고에 오를 예정이다.

가교저축은행이란 부실저축은행을 정리하기 위해 예보가 100% 지분을 인수받아 관리하고 있는 저축은행으로, 현재 예성 예주 예신 예쓰 예나래 등 5개다. 예보 관계자는 "올해 마지막이 될 매각 공고를 곧 할 예정"이라며 "모두 팔기보다는 예쓰ㆍ예성을 포함해 서울에 본점을 둔 1, 2곳을 택해 매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군산이 본점인 예나래를 뺀 나머지 4곳이 매각 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예쓰의 경우 내년 3월이면 5년 정리기한이 만료돼 이번이 사실상 시장에 등장할 마지막 기회다. 매각이 불발되면 청산 또는 합병 등의 정리작업에 돌입하게 돼 이번 매각에 사활이 걸려있다.

예보가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인수자는 대부업체다. 금융지주사나 증권업계 등에선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 현재 입찰에 거론되는 대부업체는 업계 1위인 에이앤피파이낸셜(러시앤캐시)과 3위 웰컴크레디라인(웰컴론)이다. 그간 대부업체는 '약탈적 대출자'로 인식돼 저축은행 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거론돼 왔으나 9월 금융당국이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 대부업체에 대해 저축은행 인수를 전격 허용했다.

러시앤캐시와 웰컴론은 인수단까지 꾸려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웰컴론은 지금까지 두 차례 예성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사실상 금융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러시앤캐시는 인수 시 소상공인을 위한 10%대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할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울 정도로 인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두 업체 모두 금융당국이 대부잔액 축소 등 인수자격 조건을 엄격히 내걸고 있어 고심하고 있다. 당국은 대부업체가 저축은행 인수 시 신규영업 축소 계획안과 3~5년 내에 대부잔액을 어느 정도까지 줄일지 제출하도록 했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까다로운 만큼 매각 공고를 본 후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대부업계가 인수에 참여하더라도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동양파이낸셜대부 부실대출 문제가 거론되면서 "대부업계가 저축은행 인수를 하게 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공적자금을 투입해 저축은행을 살렸다고는 하지만 이미 일본 등 외국계자본에게도 매각된 이상 대부업계 인수를 불허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금융당국은 신규 대부영업 최소화 등 독소조항을 조정하는 대신 다른 저축은행과의 건전경쟁을 유도해 저축은행을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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