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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김정은 못 믿지만 대화 설득 계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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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김정은 못 믿지만 대화 설득 계속할 것"

입력
2013.11.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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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4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신뢰할 수 없지만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계속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김 1위원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쓴웃음을 지은 뒤 "지금 북한의 행동은 굉장히 실망스럽다. 약속을 다 지키지 않으니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 말을 한 것이 어떻게 될지 예측을 할 수 없으니까"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된 것을 거론하며 "이런 기본적 약속까지 지키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신뢰가 쌓일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설득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대북정책구상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최근 북핵 대화국면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에 나온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시간을 벌어서 핵무기를 고도화하는데 또 이런 일이 돼서는 안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서 푸는 것은 좋은데 그것이 또 핵무기를 고도화하는데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렇지 않으면 다시 핵무기가 고도화되면서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핵 보유냐 아니냐 정도가 아니라 핵 군축회담을 하자 이렇게 자꾸 요구가 커지면서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박 대통령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관계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 문제가 하나도 해결 안 된 상태에서, 일본이 거기에 대해 하나도 변경할 생각이 없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며 "역사 인식에 대해 일부 (일본) 지도자들이 잘못된 것도 없고, 사과할 생각도 없고, 고통 받는 분들을 계속 모욕하는 이런 상황에서는 하나도 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한국 외교전략과 관련해선 "두 나라와의 관계가 다 중요하기 때문에 더 발전시켜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서유럽 순방 직전인 지난달 29일 녹화된 것으로 9분여 분량이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4일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의 일간 르 피가로지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원론적 차원의 말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에 출석,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회담이 추진될 조건이냐 아니냐"라며 "아직 그런 조건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어 "(박 대통령의 언급은) 앞으로 만일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남북관계 발전과 증진에 기여하는 회담이 돼야 한다는 원칙적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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