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호 "국정원, 5년간 기재부 예비비 1조7,000억 몰래 사용"

국가정보원이 국회 통제를 받지 않는 기획재정부 예비비를 통해 최근 5년 동안 1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활동비를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에도 최근 5년간 이 같은 '묻지마 국정원 예산'이 4,100억원 넘게 책정돼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문병호 의원이 4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기재부 예비비 중 국정원 사용예산 결산내역'에 따르면 2008∼2012년 기재부 예비비 가운데 총 1조7,897억원이 국정원 활동비로 책정됐다. 이 중 실제로 집행한 금액은 1조6,937억원이다. 연 평균 3,750억원이 책정돼 3,690억원이 집행된 셈이다.

국정원의 숨겨진 활동비는 경찰청에도 있었다. 경찰청 특수활동비 중 국정원 예산 사용 내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5년 동안 책정된 4,134어원 가운데 4,007억원을 집행했다.

문 의원은 "국방부 사이버사령부·기무사령부·정보본부의 특수활동비와 해양경찰청 기획특수활동비에도 국정원 예산이 숨겨져 있지만 이들 기관이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했다"며 "국정원은 특수활동이란 이유로 연 1조원이 넘는 혈세를 어떤 목적과 사업에 사용하는지 국회조차 알 수 없는 치외법권을 누렸다"고 주장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